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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B상품 전성시대, 제조업체에는 그림의 떡?

- 최낙삼 소장 “PB상품 탄생 원래의 취지로 돌아가야 제조업체에 실질적 도움”

[푸드경제TV 김종원 기자] 유통업체 자체 브랜드 상품(PB상품) 비중이 급격히 커지는 상황에서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 대기업 유통업체만 실질적인 이익을 본다는 국책연구기관 보고서가 발표되었다.

이진국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KDI 포커스 'PB상품 전성시대, 성장의 과실은 누구에게로 갔나?' 보고서에서 제조업체와 유통업체간 이익 배분 구조가 공평하지 않고, 거래 중단등 경제적 불이익에 대한 우려 등으로 납품단가 인하 및 비용 전가 같은 불공정거래행위에 제조업체가 강하게 대처하기 어려운 구조적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연구위원은 그런 여러 이유로 납품 중소 제조업체는 영업이익은 증가되지 않거나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고서에서 밝혔다.

PB상품은 유통업체가 기획, 주문한 상품을 제조업체가 아닌 유통업체의 브랜드 상표를 붙여서 판매되는 제품으로 2000년대 중반에 도입되어 최근에는 대형 유통업체의 경우 매출비중이 30%선에 다가서고 있다.

2013년 기준 주요 유통업체의 PB상품의 매출비중은 편의점이 28.8%, 대형마트가 22.4%, 기업형슈퍼마켓이 26.3% 수준으로 대형마트 3사, 대형슈퍼마켓(SSM) 3사, 편의점 3사의 PB 매출액을 합한 규모는 2008년 3조6천억원에서 2013년 9조3천억원으로 2.5배나 증가했다. 이에 PB상품은 유통업체 매출과 영업이익 증가에 상당히 기여했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하지만 이 보고서에서는 이러한 유통업체 이익이 하청업체인 제조기업로 연결되는 '낙수효과' 는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소형 제조업체는 PB상품 납품으로 매출액이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증가하지 않았다.

이 보고서는 유통업체 유통마진율이 중소기업·소상공인 제조업체 영업이익률보다 높다는 점을 지적하며 거래상 지위 불균형으로 이러한 결과가 나타났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유통업체 불공정거래행위가 적지 않다는 점은 PB 납품업체 309개사 중 30개사(9.7%)가 불공정거래행위를 경험한 적이 있다고 응답한 PB상품 제조업체들의 설문조사를 통해서도 알수 있다.

(사진) 이진국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KDI 포커스 'PB상품 전성시대, 성장의 과실은 누구에게로 갔나?' 보고서를 발표했다설문조사에 의하면 납품단가 인하 요구(34%)가 가장 많았고, 포장변경비용 전가(22%), PB 개발 강요(14%), 판촉행사비용 부담(12%), 부당반품(12%) 등의 불공정거래행위가 나타났다.

한편, 이번 보고서와 관련하여 최낙삼 좋은상품연구소 소장은 “PB상품은 태생 자체가 유통업체의 수익 확대를 위해 만든 것으로 본래는 NB상품(제조기업 브랜드 상품)은 브랜드력으로, PB는 품질력으로 소비자의 선택을 받는 경쟁을 해야 한다.” 며 “현재 국내 유통업체들은 판매가 잘되는 자리(골드존)에 NB상품을 빼고 PB상품을 배치한다든지, 심한 경우 PB상품을 생산해 주지 않으면 NB상품의 매입을 거부하는 등 우월적 지위를 노골화하고 있다.” 고 지적했다.

이어 최 소장은 “우리나라 유통업체의 PB상품 정책은 생산력은 있지만 브랜드력이 없는 업체를 발굴하여 고객가치를 실현하고자 했던 PB상품 탄생의 원래 취지보다는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는 중견, 중소업체의 브랜드를 오히려 유통업체가 자사의 PB상품으로 방해하는 일을 하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이다.” 며 “제조업체들이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유통업체의 PB상품을 만들지 않아도 자사의 브랜드를 판매를 할 수 있는 다양한 유통채널이 운영될 수 있도록 정부의 정책이 진행되어야 소비자도, 중소기업도 상품의 다양성을 잃어 버리지 않을 것이다.” 고 강조했다.



김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