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한·중·일 소비자가 변하고 있다

기사입력 : 2016.12.23 10:06
[소재용 하나금융투자 이코노미스트]

한·중·일 3국의 소비자들이 변하고 있다.
특이한 점은 10년 간격을 두고 일본, 한국 그리고 중국에서 소비 증가율이 한 단계 낮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세 나라에서 성장이 둔화되고 소비층의 세대 교체가 나타났던 시점에 모두 서비스 적자가 늘어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우리의 경험을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소비 트렌드의 변화를 주도했던 신세대의 등장,  자료: 주거문화 연구소등 블로그, 하나금융투자
소비 트렌드의 변화를 주도했던 신세대의 등장, 자료: 주거문화 연구소등 블로그, 하나금융투자

현재 중국의 소비를 주로 이끌어가는 세대인 파링호우와 비교적 유사한 경제 여건이나 생활 환경을 공유하는 한국의 연령층은 아마도 90년대의 ‘X세대’일 것으
로 여겨진다. 따라서 한국의 90년대 이후 전개된 트랜드 변화를 통해 중국의 소비시장 향방을 어느 정도 유추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90년대 이후 한국의 소비를 되돌아 보면, 신기술의 등장과 문화·레저의 변화 그리고 소비 아이콘의 흥망성쇠에 이르기까지 다음과 같은 소비시장의 변화가
전개되었다.

첫째, 신기술의 진보와 맞물려 소비의 소프트화가 전개되었다.
둘째, 초기에는 배낭 여행 등 해외에 대한 동경이 절대적이었지만, 시간이 갈수록 인터넷 등을 통한 정보 습득으로 로컬 브랜드의 성장도 빨려졌다.
셋째, 소비의 양극화가 진행되는 가운데 거품을 빼고 가성비를 따지는 성향이 높아지고 있다.

필수 소비에서 선택적 소비로 성향 이전 시작, 자료: 통계청, 하나금융투자
필수 소비에서 선택적 소비로 성향 이전 시작, 자료: 통계청, 하나금융투자

이러한 점을 종합해 보면 중국에서 문화, 미디어, 헬스케어 등 선택적 소비 영역의 성장성이 상대적인 우위에 있을 것이다. 다만 로컬 브랜드의 입지가 높아
지는 시점에서 중국의 신세대들도 가성비를 따지는 소비성향이 강화된다면, 강력한 브랜드 충성도를 가지고 있거나 높은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 상품이 아니라
면 생존하기가 과거보다 쉽지 않은 시장으로 변화할 가능성도 염두에 두어야 할것이다.

중국의 소비 증가율 둔화와 주력 소비세대 교체

2000년대 들어 고도 성장을 거듭하며 G2로 떠오른 중국에 대한 글로벌 금융시장의 우려가 쉽게 가라앉고 있지 않다. 과잉투자의 후유증으로 중국 경제의 32%를 차지하는 제조업 경기지표가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중국에 대한 우려가 본격화되고 있다.

우선 글로벌 저성장 기조로 세계 수요회복이 더딘 가운데 과잉생산 능력으로 인해 중국 제조업의 가격인하 압력이 계속될수록 글로벌 제조업 전반에도 가격 경쟁이 불가피할 것이다.
여기에 최근에는 중국경제의 성장 축 이동의 핵심인 소비지표도 주춤거리며 불안감을 더해 주고 있다. 물론 원자재 가격의 하락이 반영되었을 것이나, 수입과 더불어 중국의 소매판매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둔화세를 이어가고 있다.

물론 정부가 추구하는 경제구조의 질적 개선 과정에서 중국 소비가 둔화되는 것은 지나치게 우려할 사안이 아닐 수도 있다. 실제로 10년 간격을 두고 일본, 한국 그리고 중국 사이에서 소비의 증가율이 한 단계 낮아지는 공통점이 목격되기도 했다. 또한 세 나라에서 성장이 둔화되고 소비층의 세대 교체가 나타났던 시점에 모두 서비스 적자가 늘어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앞서 경험했던 우리의 소비 변화를 되돌아볼 시점이다.

일본의 출생 세대별 특징
일본의 출생 세대별 특징


한국에서도 경험한 신세대의 등장과 소비 트랜드의 변화

비록 한중일 국가별로 명칭은 다르지만 경제성장을 이룩한 이후 등장하는 세대들은 기존 세대와 다른 성향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신세대라는 표현을 쓰고 있다. 특히 중국의 경우에는 1980년대와 1990년대 태어난 세대를 각각 파링호우와 지우링호우라 칭하며 주력 소비층으로 구분하고 있다. 이들은 물질적인 풍요로움 속에 성장하고 온라인 등 새로운 매체에 익숙해 기존의 세대와는 다른 소비성향을 이끌어 가고 있다.

1990년대 이후 한국 소비의 특징: 소프트화, 로컬 브랜드의 성장, 양극화, 가성비 선호,  하나금융투자
1990년대 이후 한국 소비의 특징: 소프트화, 로컬 브랜드의 성장, 양극화, 가성비 선호, 하나금융투자

경제여건이나 생활환경 등을 감안하면 현재 중국 소비변화를 이끌어가는 세대인 파링호우와 비슷한 경험과 주변 환경을 공유하고 있는 한국의 연령층은 아마도 90년대 문화 변혁을 이끌어냈던 ‘X세대’일 것으로 여겨진다. 따라서 한국의 90년대 이후 전개된 트랜드 변화를 통해 중국의 소비시장 변화를 어느 정도 유추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실제로 외환위기라는 충격이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X세대가 주력 소비층으로 등장한 90년대 후반에는 과거 세대와 달리 소비성향이 매우 왕성했으며, 이후에는 레져, 교육, 보건, 통신 등 선택적 소비의 위상을 한 단계 끌어올리며 소비 트랜드 변화를 주도하였다. 물론 90년대 한국보다 압축적인 성장과 변화가 진행되고 있지만, 주변 환경의 공통점을 감안하면 한국의 90년대 X세대가 공유한 경험은 앞으로의 중국 소비를 진단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한국의 출생 세대별 특징
한국의 출생 세대별 특징

‘응답하라 1991’ : 우리에게도 신세대라는 말이 있었다
91학번인 필자가 경험한 90년대 이후 한국의 소비를 되돌아 보면, 신기술의 등장과 문화·레저의 변화 그리고 소비 아이콘의 흥망성쇠에 이르기까지 상호간의 영향을 미치며 X세대를 중심으로 소비시장에 큰 변화가 전개된 듯 하다. 특히 90년대 이후 다음과 같은 부문의 변화가 눈에 띄고 있다.

첫째, 신기술의 진보와 맞물려 소비의 소프트화가 전개되었다. 신기술 측면에서는 소니의 CD 플레이어, 모토로라 삐삐, 삼성 센스 노트북, LG 초콜릿 폰은 휴대성을 비약적으로 발전한 기술이다. 이러한 기술진보에 따라 자연스럽게 스타크레프트로 대변되는 게임과 최근 카카오톡까지 이어지는 소비의 서비스화와 소프트화가 전개되었다.

둘째, 초기에는 배낭 여행 등 해외에 대한 동경이 절대적이었지만, 시간이 갈수록 인터넷 등을 통한 정보 습득으로 로컬 브랜드의 성장도 빨려졌다. 90년대 초반 서태지의 음반은 팝에서 가요로 무게 중심이 이동하는 혁신을 가져왔고, 당시 고급 외식문화로 인식되었던 TGI프라이데이스 등은 시간이 갈수록 브랜드 파워가 약해졌다. 그리고 게스, 켈빈클라인 등 신세대의 아이콘으로 등장했던 서구의 진(jean)들은 국내 브랜드에 점차 영토를 빼앗겼다.

셋째, 소비의 양극화가 진행되는 가운데 거품을 빼고 가성비를 따지는 성향이 높아지고 있다. 금융위기 이전까지는 글로벌 경기호조로 명품에 대한 열망이 높아졌지만, 이후 SPA 브랜드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화장품 역시 해외 명품에서 벗어나 가성비가 높은 제품들도 소비자의 구매를 끌어들이는 변화를 가져왔다.

중국 신세대가 맞이하고 있는 소비환경과 시사점

앞서 언급한 90년대 이후 한국의 소비 변화는 현재의 중국 소비를 판단하는 데 일정부분 도움이 될 것으로 여겨진다. 현재 중국의 파링호우와 지우링호우 등 신세대들이 접하고 있는 경제적 환경이 한국의 90년대 X세대 이후 주력 소비층들이 경험한 것과 유사성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중국의 출생 세대별 특징
중국의 출생 세대별 특징

즉 소비의 양적 확대가 점차 마무리되고, 개성과 자유를 추구하며 다양성에 대한 요구가 늘어나는 환경 그리고 신기술의 발전으로 온라인 소비가 늘어나고 정보의 취득이 용이해지며 가성비를 따지는 소비성향이 높아진다는 점 등은 한국의 90년대 이후의 소비 세대들 경험한 환경과 유사한 점들이다.

결국 90년대 이후 한국에서 나타난 소비 트랜드 변화를 되돌아 보면 국내 브랜드의 침투력이 강화되고 가성비를 선호하는 현상이 중장기적으로 중국 시장에서도 진행될 가능성을 열어 놓아야 할 것으로 여겨진다. 더구나 고정투자 과잉으로 인한 중국 제조업의 가격인하 압력이 더해진다면 우리가 경험한 소비시장의 변화보다 더욱 압축적으로 진행될 여지도 있을것이다.

이러한 점을 종합해 보면 중국 시장에서 양적 소비 팽창은 마무리되고 질적 소비로 넘어가는 과정이 전개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즉 도시화 진행과 중산층 성장으로 필수 소비재 보다는 문화, 미디어, 헬스케어 등 선택적 소비 영역의 성장성이 상대적인 우위에 있을 것이다.

다만 로컬 브랜드의 입지가 높아지는 시점에서 중국의 신세대들도 가성비를 따지는 소비성향이 강화된다면, 강력한 브랜드 충성도를 가지고 있거나 높은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 상품이 아니라면 과거보다 생존하기가 쉽지 않은 시장으로 변화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는 점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자료: 하나금융투자 Global Asset Research 소재용의 經濟共感

기획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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