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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CSV, 공헌이익 창출이 필요한 이유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발표한 ‘2016년 주요기업,기업재단사회공헌백서’ 에 따르면 255개에 이르는 우리나라 주요기업이 2015년 한 해 동안 지출한 사회공헌(CSR) 규모가 2조 9천억 원을 넘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기업이 어렵게 획득한 수익 중에 3조원이라는 막대한 비용이 취약계층 지원과 교육 분야, 예체능 분야는 물론 응급재난과 호국보훈 분야 등에 까지 사용되었다.

우리나라의 사회공헌 규모는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로 2016년도 전년 대비 6.9%나 증가했다. 없던 프로그램을 새롭게 만든 회사도, 전년 대비 25%이상 사회공헌 분야에 지출을 늘린 기업도 많다.

저성장의 기조가 여전한 기업 환경을 고려해 볼 때 고마운 일이다. 그러나 비용은 늘었지만 사회공헌을 오래한 기업이나 사회공헌에 비용을 많이 지출하는 기업의 평판이나 경쟁력이 높아졌다는 보고는 없다.

사회문제나 환경문제가 크게 개선되었다는 이야기도 듣기 어렵다. 사회공헌을 위해 사용되는 비용이 제대로 사용되고 있는지, 우리가 취하고 있는 사회공헌 집행 방식에는 이상이 없는지 점검이 필요하다.

사회공헌(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은 기업의 활동에 영향을 받거나 영향을 주는 직간접적 이해 관계자에 대해 경제적, 법적, 윤리적, 자선적 책임을 감당하는 경영기법이다.

이는 미국의 경제학자 캐롤(B A Carroll)교수가 정리한 것으로 기업은 네 단계에 이르는 사회적 책임 피라미드(Pyramid of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를 지키며 사회 속에서 존재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기업의 호감도도 개선할 수 있다. 하지만 경쟁력을 강화하지는 못한다. 기업의 사회공헌과 기업의 경쟁력은 서로 다른 차원의 대상이기 때문이다.

공유가치창출(CSV, Creating Shared Value)은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전략이다. 자사의 핵심역량을 토대로 사회문제를 해결함과 동시에 수익을 낼 수 있는 상품과 서비스를 기획하는 방법을 알려 준다.

기업이 CSR과는 별개로 CSV를 실행해야 하는 이유는 CSV가 기업의 지속가능경영은 물론 기업의 다양한 비전을 달성할 수 있도록 하는 강력한 경영전략이기 때문이다. CSV는 그동안 우리가 기업의 경쟁력과 연관 지어서 실천하지 못했던‘사회공헌 비용’의 쓰임새와 집행 방식에 전환을 촉구한다.

이미 CSV의 중요성을 인식한 글로벌 기업들은 CSR의 단골 주제였던 자선적이고 타의적인 CSR 활동에서 벗어나 기업의 역량을 활용하여 사회적 가치와 환경의 문제를 해결하거나 제거하면서 기업의 이익을 창출하는 방안을 실천하고 있다.

마이클 포터(Michael Porter) 교수는 이처럼 기업이 역량을 활용하여 이미 사회적으로 공유되어 있는 가치를 창출하는 것을 CSV라고 정의하며 3가지 방법으로 기업이 어떻게 CSV전략을 실행할 수 있는지를 제시했다. 그러나 그가 제시한 방법은 관점의 변화에 대한 것으로 실천적으로는 10가지의 구체적인 방법으로 적용할 수 있다

CSV는 기존의 상품과 시장을 재인식하는 것으로 가능하다. 이미 많은 기업들이 익숙한 상품과 익숙한 시장을 새로운 관점으로 인식함으로써 공유가치를 창출했다.

(사진) CSV의 대표적인 기업 '네슬레' 의 '코코아플랜 & 킷캣'네슬레(Nestle)를 비롯해서 GE, 보다폰(Vodafone)과 같은 기업들이 자신들이 만나왔던 고객에 대한 패러다임을 바꿔서 이전에는 고객이라고 생각하지 않았거나 때로는 의도적으로 피했던 대상들의 니즈를 파악해 이들을 충족시킬 수 있는 상품을 기획함으로써 CSV를 실행했다.

이들은 모두 그동안 필요 이상의 큰 만족을 위해 제공했던 자극적인 서비스와 화려한 포장, 과도한 즐거움을 벗어나 최소한의 서비스와 최소화된 포장, 반드시 필요한 기능만을 제공함으로써 새로운 공유가치를 창출했다.

이외에도 고객을 새롭게 정의한다거나 유통 경로를 재구성하는 것, 포장과 디자인 변경하는 것, 가치사슬 재구성하는 것, 기업의 역량이나 필요를 사회적 가치와의 연결하는 것, 가치사슬에 있어 구매의 부가가치를 재검토하는 것, 근로자들의 생산성이 향상될 수 있도록 하는 것, 클러스터를 조성하는 것과 기업과 시설간의 연결과 연합을 통한 방법들은 기업으로 하여금 수익을 창출하게 하는 기반이 되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면서 기업을 지속가능하게 하는 공유가치 창출 방법들이다.

최근 출간된 <CSV, 기업은 어떻게 공유가치를 만들 수 있는가>는 기업과 상품기획자가 어떻게 하면 전략적으로 공유가치를 만들 수 있는지 10가지 방법으로 소개하고 있다.

기업은 지금까지 사회와 환경, 법과 정서에 다소 피해를 주더라도 우선 주주를 비롯한 이해관계자들을 위해 더 많은 수익을 확보한 후 이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들을 무마하기 위해 이익의 일부를 지출해 왔던 구태(舊態)를 버려야 한다. 사회는 점점 더 의도된 치레에 공감하지 않고 있고 오히려 반감을 유도하기 때문이다.

CSR도 CSV의 그 시작은 더 가질 수 있지만 더 가지지 않고 오래 누릴 수 있지만 오래 누리지 않는 마음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사회와 환경은 기업 활동의 결과 뿐 아니라 기업 활동 과정에서도 기업이 같은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역할을 해 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제 기업은 기업 활동을 통해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 내는지와 얼마나 많은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 내는지로 평가받게 될 것이다.



최낙삼 전문기자 / 좋은상품연구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