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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제약


건강 적신호, 40대 뱃살에 대하여

[푸드경제TV 김정 기자] 40대라면 피해갈 수 없는 게 '술배' 이다. 20대부터 시작된 직장생활, 상사의 눈치 보며 하루 일과를 마치면 동료들과 술로 스트레스를 푼다. 상사 뒷담화도 나누고, 정치, 경제이야기부터 군대, 스포츠, 여자 이야기가 술 한 잔을 나누며 자연스럽게 넘실거린다. 그렇게 40대까지 이어진 직장인들의 회식 및 음주문화는 자기들도 모르게 내장비만, 알콜성 지방간이라는 반갑지 않은 녀석들을 키우는 결과를 만든다.

부장급 이상이 되면 바지 허리는 38인치를 향해 달리고 뱃살은 여자들의 임신 3,4개월을 흉내 내기 시작한다. 이때부터 전형적인 40대의 몸매에 정착하게 된다. 여름에 수영복 입기가 두려울 것도 같은데 뱃살만 늘어난 게 아니라 넉살도 늘어나서 볼록한 배를 내놓고 배영도 당당하게 한다. 그야말로 뱃살 아저씨의 스타일이 일상이 되는 것이다.

뱃살. 왜 한국인 40대는 재산증식보다 빠른 속도로 뱃살의 성장을 방치하는 걸까. 40대의 뱃살은 단순히 음주문화 하나로만 설명되지 않는다. 주로 사무실에 앉아서 업무를 보는 중년남성들은 자연스럽게 복부비만에 사로 잡힌다. 헬스클럽을 다닌다고는 하지만 돈만 버리고 제대로 운동하지는 못한다. 습관이 안 되기 때문에 그렇다. 저녁에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지 못하고 회식을 빙자한 다양한 술자리가 이어진다.

(사진) 건강의 적신호 '뱃살'운동은 안 하고 술만 마시니 당연히 뱃살이 부풀어 오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잦은 회식과 음주, 야식을 즐기는 40대 중년 남성들은 체중과 근육량은 정상인데 복부에만 유독 살이 집중되는 유형이 많다. 복부비만은 크게 내장지방형과 피하지방형으로 나눌 수 있는데, 내장지방이 피하지방보다 빼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뱃살의 주범이라고 하는 술을 다시 살펴보자. 대부분의 술은 곡류를 증류하여 만든 것으로, 소주 한 병은 500kcal, 생맥주 1000cc가 380kcal인 식품이다. 몸속에서 알코올 자체의 칼로리는 에너지로 곧바로 사용되기 때문에 사실 체지방으로 축적되지 않는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술은 그 자체만으로 간에 부담을 주어 간의 글리코겐 저장 능력과 중성지방 분해 능력을 쇠퇴시키고 체지방 합성으로 진행된다. 또한 술을 분해하기 위해 단백질이 근육에서 빠져나가게 되므로 기초대사율이 낮아진다. 예를 들어 운동선수들이 시합 전에 금주 수칙을 지키는 것도 근육 손실을 막기 위한 이유에서다.

그런데 술보다 더 위협적인 것은 40대의 뱃살을 은밀하게 늘리고 있는 맛난 안주다. 사실 뱃살에 음주보다 더 심각한 것은 고열량의 안주다. 알코올이 체내에서 가장 먼저 분해되고 이 알코올을 분해하기 위해서 바빠진 몸은 안주의 열량을 대부분 지방으로 전환해 저장하게 된다. 이 안주들이 복강 내 내장지방세포로 저장되는 경우에는 심각한 내장비만이 된다. 뱃살은 단순히 뱃살로 끝나지 않고 몸에 대장암 같은 심각한 질병을 부른다.

한국인의 대장암 발생률은 세계 1위다. 한국인의 대장암은 왜 생기는 걸까. 삼겹살과 소주로 상징되는 우리나라 특유의 회식문화도 한가지 이유이다. 우리 경제를 지탱해온 30,40대는 직장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담배연기 자욱한 포장마차에서 밤늦은 자리까지 삼겹살 소주로 달랬다. 그런 시간들과 습관들이 위를 힘들게 하고 대장에 암을 키우는 것이다,

뱃살의 증식을 막고 대장암을 예방하려면 어떤 습관을 들이는 게 좋을까. 술과 고열량의 안주에 길들여진 40대들은 자신의 몸을 가볍게 하려면 발효 음식과 친해지는 게 좋다. 발효 음료에는 착한 곰팡이와 착한 균이 많다. 착한 곰팡이 중에 누룩곰팡이는 술을 만들 때 사용하는데 푸른곰팡이는 우유에서 나오는 블루치즈나 페니실린에 들어있다. 발효 음료보다는 꼭 술을 마셔야 한다면 기왕 술도 누룩곰팡이가 들어 있는 막걸리를 권한다.

항산화 성분이 가득한 발효와 숙성주의 왕인 와인을 한두 잔씩 즐기는 것이 좋다. 무엇이든 자기 인생을 조금 더 사랑하려면 독성이 있는 것으로 몸을 혹사하기보다 착한 곰팡이와 균으로 채워진 착한 발효주로 내 몸에 좋은 기운을 불어 넣는 게 좋다.

안주는 어떤 것을 먹는 게 좋을까. 기름이 많은 고기는 안 좋다. 그냥 순살 고기보다도 닭가슴살 이런 건 괜찮은데 삼겹살이라든지 마블링이 잘 된 등심이라든지 이런 게 뱃살과 복부질환에 최악의 주범들이다. 담배나 앉아서 오래 생활하는 습관도 40대 중년의 몸을 한 순간에 망쳐 놓는다. 우리나라 30대 이상 성인 4명 가운데 1명이 대사증후군이란 조사결과가 나온 적이 있다. 대사증후권의 원인도 뱃살이다. 대사증후군은 혈압과 혈당, 복부둘레, 중성지방 수치, 고밀도 콜레스테롤 수치 등 5가지 항목 가운데 3가지 이상 정상 기준을 벗어난 경우에 해당한다.

뱃살은 40대의 건강 적신호다. 몸이 신호를 보내는데 무시하면 더 큰 화를 당한다. 40대라면 막 아이들이 커가는 아주 중요한 시기다. 자기 몸의 건강을 온 가족에 예의 주시한다. 내 몸이 나 혼자만의 것이라고 착각하며 막 다루는 철부지 같은 일을 해서는 안 된다. 스트레스는 풀어야 한다. 그러나 반드시 술로 풀어야 하는 건 아니다. 적당히 마시고 즐기겠다고 다짐하는 남자들도 있는데 그런 남자들이 적당히 마신 걸 별로 못 봤다.

술은 적당히 라는 수식어가 붙기 참 힘든 영역이다. 뱃살을 줄이려면 뱃살을 괴롭히는 방법 밖에 없다. 뱃살이 편안하게 내 몸에 안주하지 못하도록 매일 매일 유산소 운동 습관을 들이는 게 좋다. 그리고 음주횟수는 일주일 한번 정도로 줄이고 안주도 고열량을 최대한 피하는 게 좋다. 한국인의 40대는 중요한 세대다. 그들이 스트레스로 자기 몸에 병을 초대하지 말기를 바란다.



김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