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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 성공기 연재] (1) 전업주부 30년 차, 엄마는 우울해

“내가 이 집 식모입니꺼?! 30년 넘게 새벽부터 일어나서 아침상 해 바쳤으면, 이젠 좀 내버려두소!”

월요일 아침부터 날벼락이다.

소리를 꽥 지르고는 다시 이불을 뒤집어 써버리는 아내를 보고 남편 최영훈의 표정이 어리벙벙했다. 평소처럼 출근 준비를 하는데 늘 따끈한 아침밥이 차려져 있던 식탁 위가 비어 있어 어디 아프냐, 왜 밥 안주냐고 물은 것 뿐인데, 이렇게 화를 낼 줄이야. 영훈과 결혼한 후 내내 전업주부로 살았던 아내, 숙희는 조금 푼수끼가 있긴 하지만 잘 웃고 알뜰한 살림꾼이었는데. 요새 갱년기 증상인지 부쩍 짜증이 늘었다.

“여보, 나 갔다 올 테니까, 쉬고 있으라고. 응?”

“…….”

‘쿵.’

현관문 닫히는 소리에 숙희는 이불에서 일어나 화장대 앞에 앉았다. 신경질적으로 머리를 묶다가 한숨을 내쉬었다. 심장이 쿵덕쿵덕한 게 왜 이리도 화는 머리 끝까지 치솟는지. 영훈의 잘못도 아닌데 내심 미안하면서도 모든 것이 짜증스럽다.

“휴우. 동욱 아부지 잘못도 없는데, 내가 와 이러노…….”

거울 속 자신을 보니 한층 더 우울해졌다. 금방이라도 눈물이 쏟아질 것 마냥 가슴도 답답하다. 초췌한 얼굴, 푸석푸석한 머리카락, 팔이 빠져라 힘들게 염색한 보람도 없이 일주일이면 금새 삐죽 솟는 미운 새치까지! 다시 한번 숙희는 땅이 꺼져라 한숨을 내쉬었다. 왕년에는 미팅 자리에 한번 앉으면 뭇 남학생들의 인기를 독차지한 숙희다. 취업을 핑계로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경상도에서 상경해 당시 사근사근하고도 세련돼 보이던 서울남자 영훈을 만나 결혼에 골인한 지 어언 30년. 그 세월 내내 자식 뒷바라지와 살림에 매진하다가 올해가 돼서야 막내의 대입까지 해치우고 겨우 한숨 돌렸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다. 모든 일을 해치웠다고, 이제는 자유라고 생각한 요즘에서야 거울 속 변해 버린 자신의 얼굴이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어린애들이 물놀이하며 끼고 노는 고무 튜브처럼 두리뭉실하고도 쳐진 허리며 배가 원망스럽다. 이제 노인네 소리 들을 일만 남은 것 같다. 애를 몇이나 낳고도 늘씬한 여자 연예인들이나 길거리 젊은 엄마들을 보면 질투심도 들고 괜히 심술이 난다. 다 지방흡입이나 성형수술로 인한 결과라고 동네 아줌마들과 종종 숙덕거리기도 했다.

“엄마. 아침부터 왜 그래? 아빠랑 싸웠어?”

빼꼼히 누군가 안방을 들여다본다. 막내 딸 미진이다.

“얘, 미진아. 봐라. 엄마 뱃살, 이거 어떻게 운동 잘 하면 없어지겠나?”

숙희는 내친김에 물었다. 말뿐이라도 좋으니 좀 노력하면 엄마도 예뻐질 거라고, 아직 쓸만하다고 해줬으면 좋겠다.

“으음…….”

미진은 숙희의 두툼한 뱃살을 보고는 심드렁하게 대꾸했다.

“에이, 엄마는! 엄마가 봐도 그게 빠지겠어? 애 낳고 늘어난 살은 산후조리 할 때 아니면 평생 못 뺀다더라.”

…에라이. 저 못 돼먹은 딸년!

“…내가 너 같은 거 키우느라고! 에라이, 이 나쁜 가스나야!”

숙희의 오른 손이 순식간에 올라가더니 냅다 미진의 등을 내리쳤다.

‘짝!’

제대로 맞았다.

“아얏! 진짜 엄마 바람났어? 요새 이상해!”

겨우 한 대 얻어맞고는 미진이 죽는다고 몸을 꼬며 소리를 질렀다. 아들, 딸 낳아봐야 다 소용없다. 요즘 젊은 사람들은 어떻게 산후조리를 하길래 길거리에도 TV에도 그렇게 늘씬한 처녀적 몸매를 유지하는 아이 엄마들이 그리도 많은지, 숙희는 새삼 세월이 원망스러우면서도 궁금해졌다.

◀ 전형주 장안대 식품영양학과 교수 <다이어트 컨설팅>

- 출산 후 다이어트, 이래서 다르다

아이 둘 낳고 어느 덧 갱년기를 맞은 엄마의 마음은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예전에는 산후조리로 그저 땀을 흘리며 누워있는 전통식 몸조리를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건강과 아름다움을 모두 갖춘 엄마가 되기 위한 맞춤형 몸조리가 필요합니다. 임신과 출산은 여성의 몸매변화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데, 식욕을 촉진시키는 프로게스테론이 임신기간 내내 높은 수준으로 유지되기 때문이지요. 또한 임신 중에는 인슐린 분비도 증가하는데, 이 인슐린은 지방세포의 수와 크기까지 증가시키므로 임신 전의 체형으로 돌아가기는 힘들 수도 있습니다.

출산 후 다이어트는 그래서 일반 다이어트와 성격이 다릅니다. 출산 후 2주가 지나도 본래의 몸무게 회복이 안 된다면 다이어트를 해야 한다는 신호로 봐야 한다. 단, 모유수유를 할 뿐 아니라 뼈와 근육이 약해진 임산부들에게 굶어서 하는 다이어트는 절대 금물! 단백질 분해와 신진대사를 활발히 해주며 해독작용까지 하는 물을 많이 마시는 것이 좋습니다. 복부의 늘어난 피부 회복을 위한 운동도 필요합니다.

출산 2주 후부터는 실내에서 가벼운 몸 흔들기와 걷기, 3주 정도가 지나면 조금씩 관절 운동, 4-6주 정도 되었을 때 핫 요가나 필라테스, 복근운동 등으로 조금씩 운동량을 늘려가시는 것이 좋습니다. 지방 분해를 위한 유산소운동과 피부탄력 회복을 위한 근육강화운동이 동시에 요구됩니다.



구성 김정 푸드경제TV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