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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비만약은 우리에게 불량 속임수?

[푸드경제TV 이정미 기자] 몇년 전 한약으로 살을 10kg쯤 뺐다는 소문이 돌면 그 한의원 앞에 사람들이 줄을 선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실제로 비만 처방약으로 10kg 이상을 감량한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새벽부터 줄을 서는 사람들에게 삶은 달걀을 준다는 비만클리닉이 있었다.

비만을 치료하는 거라고 생각하면서 약을 받아 일단 체중을 줄이는 사람들이 많다. 우리나라 여성들 중에 다이어트 시도를 해 본 사람들이 80%를 넘는다는 보고가 있다. 실패하면서도 또 다시 도전하게 되는 다이어트, 약만 먹으면 10키로나 감량이 가능하다니 사람들이 구름떼처럼 몰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약만 먹어서 살이 쫙쫙 빠지는 것이 마술이 아니라면 마약은 아닐까? 비포/애프터의 홍보 사진을 보거나, 인터넷에 올라온 후기를 보면, 진짜 살 빼기는 쉬운 일인데, 왜 살과의 전쟁이라는 말까지 나온 것일까? 비만약은 속임수일 수도있다.

우선 비만약이라는 것은 크게 식욕억제제, 이뇨제, 열발생제, 포만감 유도제 등을 포함한다. 식욕 억제에 의하여 음식물 공급이 적어지면 몸에서는 무조건 수분과 근육 손실이 일어난다. 근육과 수분은 지방보다 4배 정도 무겁기 때문에 체중의 감량을 유도하게 된다.

게다가 소변 배출을 유도하는 이뇨제의 성분이 약에 조금만 포함되어도 체중 줄이기는 너무나 쉽다. 비만약을 복용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갈증을 느끼며, 그들은 소변량이 많아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신체의 60~65%는 수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신체가 보유하고 있는 수분을 빼서 하루에 2kg 이상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체중이 줄면 부피가 줄어들기 때문에 나왔던 배도 좀 들어가 보이고, 허벅지나 팔도 가늘어진 것처럼 보인다. 이것이 마약 같은 중독이라는것이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체지방량을 줄이는 것이지 몸의 수분을 제거하는 일이 아닌데, 살이 빠졌다고 믿는다.

나중엔 내성이 생겨서 약의 양을 늘리지 않으면 약효도 없어진다. 수분이 빠져서 줄어든 몸무게와 허리사이즈는 6개월 또는 1년 안에 2배로 돌아올 수도 있다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 단식을 경험했던 사람들은 그들의 낮아진 기초대사량 때문에 조금만 먹어도 쉽게 살이 찌는 몸으로 변해서 고생하는데, 이것도 비슷한 이유이다.

하나의 건물을 짓기 위해서는 땅을 파는 기초 공사를 하게 된다. 높은 층의 건물을 짓기 위해선 더 깊게 땅을 파야 한다. 그런데 어떤 건물은 높이에 비해 땅을 낮게 판 상태에서 건물을 올리기도 한다. 이런 것을 가리켜 부실공사라고 부르며, 언젠가는 무너질 위험을 항상 가지고 있는 상태이다.

다이어트도 마찬가지다. 운동을 하지 않고 노력도 하지 않으면서 약에 의존해서 단기간에 체중을 줄였다면 그건 불량 다이어트이다. 정석 다이어트를 위해서는 식사량을 조금씩 줄이되 반드시 운동을 동반하여 체지방을 연소시켜야 한다. 다이어트의 후기에는 근육운동을 지속적으로 유지해야만 기초대사량이 낮아지지 않으므로 요요의 악순환, 즉 살찌는 체질로 변하는 것을 면할 수 있다.

단, 비만약이나 다이어트 한약이 본인의 인내력 부족으로 시작조차 어려운 사람들에게 다이어트의 위안이 될 수도 있다. 폭식증이 있는 사람들에게 절식과 소식을 유도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식욕억제제가 필요할 수도 있다. 그러나 지속적으로 복용시 내성이 생기고, 복욕량이 점차 많아져서 건강을 해치게 되므로 약에 의존하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혹시라도 이러한 약을 복용하여 식사 제한을 하게 될 경우, 빠른효과만큼이나 부작용이 올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요요가 오지 않도록 근육 운동을 통해 최선의 노력을 해야 한다. 체중과 체지방은 완전히 다르다. 우리 몸에서 빠져나가면 안되는 중요한 성분들이 체중에 포함된다. 체지방은 아주 가벼워서 체중의 아주 작은 부분일뿐이다. 당장의 체중에 연연하지 않고, 6개월 후를 기약하면서 지속적인 노력으로 진짜 땀을 흘린다면 건강한 아름다움이 우리와 영원히 함께 할 것이다.



이정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