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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사람은 그가 먹는 음식에 의해 결정된다!

글 함윤서 / 뇌과학 박사

19세기 독일 철학자 포이어바흐(Ludwig Andreas Feuerbach)는 ‘먹는 음식을 보면 그 사람을 안다(Man eats what he is)고 말했다.

사람이 살아가는데 있어 필요한 ‘의식주’ 에서 매일 매일 영향을 미치는 것은 다름 아닌 음식이니, 포이어바흐의 혜안에 놀라울 따름이다. 필자는 음식에 더 강조를 하기 위해 포이어바흐의 경구에서 동사의 위치만 살짝 바꾸어 말하고자 한다.

(사진) 19세기 독일 철학자 포이어바흐

'Man is what he eats’ 사람은 그가 먹는 음식이다. 이는 요즘 활발히 연구되고 있는 후성유전학과도 관련이 깊은데, 쉽게 말하면 타고난 유전자도 환경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는 의미이다.

환경 또한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것과 그렇지 못한 것이 있는데, 먹는 음식만큼 쉽게 조절하고 통제할 수 있는 것이 또 어디 있을까? 우리가 매일 먹는 음식은 우리가 생각 하는 것 보다 훨씬 깊고 넓게, 지금 먹는 이 순간뿐 아니라 우리의 미래에 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현재의 나는 내가 과거에 먹었던 것들과 무관하지 않고, 미래의 나는 내가 지금 무엇을 먹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이 결코 지나치지 않다는 것이다.

이는 어찌 보면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이다. 우리 몸은 매일 물질대사를 하고 세포주기가 다 되면 새로운 근육세포와 지방세포로 교체 되는데, 우리 몸의 구성물질은 순전히 우리가 섭취하는 음식으로부터 공급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우리의 신체가 작동이 원할 하도록 정보를 전달하는 물질과 신호조차도 우리가 먹는 음식에 의해 만들어진다.

즉 유전자는 집의 평수와 구조를 결정하는 설계도라면 우리가 매일 먹는 음식에 의해 합성되는 근육세포와 지방은 외장재와 내장재와 같아서 똑같은 설계도면의 아파트라도 벽지와 타일, 바닥재, 창틀 등 인테리어를 어떻게 했느냐에 집의 가치가 달라지는 것과 같달까.

필자는 마트에 가면 계산대에 줄 지어 있는 카트 안에 담긴 식품들을 보고 사람을 보는 습관이 있다. 특히 자녀를 동반한 경우에는 더더욱 유심히 본다. 짧은 순간이므로 단적으로 말하는 것에는 비약이 있으나, 해를 거듭하면 거듭할수록 확신이 드는 것은 음식과 성향이 결코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다. 아니, 생각보다 상당히 많은 영향을 끼친다는 것이다.

(사진) 마트에서 신선한 채소 중심으로 구매한 고객의 카트
(사진) 마트에서 신선한 채소 중심으로 구매한 고객의 카트

조미료 범벅의 가공식품과 과자 그리고 인스턴트 식품이 카트에 수북이 쌓인 경우, 아이들은 비염이거나 아토피에 행동은 산만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반면 1차식품 위주의 육류와 채소, 과일 등 신선식품 등이 주를 이루는 경우 아이들은 안정적이고 밝았으며 피부 또한 맑고 윤기가 있었다.

음식에 대한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보니, 가장 안타까운 건 한참 뇌가 발달하는 성장기의 아이들이 양질의 음식을 먹을 기회가 별로 없다는 것이다. 부모님들은 맞벌이에 바쁘고 아이들은 학교가 끝나면 바로 학원을 가야 해서 제대로 밥을 먹을 수가 없다. 학원가의 흔한 풍경은 학원가 골목에 자리잡은 떡볶이, 순대, 핫바, 닭강정, 햄버거 등 칼로리는 높은데 영양가는 낮은 자극적인 입맛만 돋구는 패스트푸드와 분식집에 떼지어 모인 학생들이다. 성인들도 크게 다르지 않다.

그렇다면 어떤 음식을 어떻게 먹어야 할까? 특별히 좋은 음식이란 것이 있을까?

우선 몸에 좋은 음식(Good food) 선택은 매우 단순하다. 공장을 거치는 횟수와 공정이 적을수록 좋은 음식이다. 1차식품 즉, 밭에서 바로 딴 채소와 곡물, 농장에서 도축한 육류, 과수원에서 재배한 과일 천연 그대로의 것이다. 물론 조리법은 구성 성분에 따라 달라진다. 영양학적으로 익혀야 흡수력이 좋은 것 날것이 좋은 것, 기름에 볶아 먹는 것이 흡수율이 좋은지 쪄서 먹는 것이 좋은지 등은 각기 식품의 성질과 성분에 따라 결정된다.

(사진) 뇌과학 박사가 추천하는 음식 '보쌈'
(사진) 뇌과학 박사가 추천하는 음식 '보쌈'

뇌과학자인 필자가 음식과 관련하여 받는 질문은 뇌에 좋은 음식을 추천해달라는 것이다. 주저 없이 필자는 한식을 추천한다. 한식만큼 세계 어디에도 뛰어난 음식은 없다고 자부한다. 그 중에서도 하나만 콕 찝으라고 하면 보쌈을 추천하겠다. 보쌈은 단백질과 지방, 무기질과 비타민, 탄수화물 등 5대 영양소가 골고루 들어 있을 뿐 아니라, 칼로리도 적고 흡수율도 좋을 뿐 아니라 무엇보다도 아세틸콜린과 도파민등 기억력과 학습, 동기에 효과적인 신경 전달물질의 합성에 필요한 성분을 다량 함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언제 어디서나 부담 없이 남녀노소 온 가족이 먹을 수 있는 국민음식 아니던가?

잊지 말자. 내일의 나는 오늘 무엇을 먹는가에 의해 좌우 된다는 것을!!

자, 오늘 당신은 무엇을 먹을 것인가?



글 함윤서 / 뇌과학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