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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


SK매직·LG전자·코웨이, 직수형 정수기 전쟁…'위생’ 쟁점

SK매직, “플라스틱보단 스테인리스 관”…위생 문제 해결
LG전자, “교체보다 깨끗한 관리 없어”…매년 직수관 무상교체
코웨이, “저수형·직수형 장점만 모았다”…특허 필터 통해 시장 진출

 

[FETV(푸드경제TV)=김수민 기자] 직수형 정수기가 정수기 시장의 새로운 대세로 떠오르면서 정수기 업체 간 기술력, 마케팅 전쟁이 심화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정수기 시장은 교체수요를 포함해 연간 200만대 규모다. 그 중 직수형 정수기는 2015년 기준 30만대를 기록했고 2016년에는 50만대, 지난해에는 100만대를 돌파했다. 올해는 직수형 정수기 판매량이 120~130만대를 넘어서며 점유율 60%를 차지할 전망이다.

 

불과 수년전만 해도 정수기 시장은 코웨이와 청호나이스 등을 주축으로 전통적인 역삼투압(저수형) 방식이 시장을 장악했었다.

 

저수형 정수기는 정수속도가 느려서 물을 미리 모아두는 저수조가 필요하다. 따라서 정수기의 부피가 크고 가격도 비싸다는 것이 단점이다. 그러나 액체의 농도차이를 활용하는 방식을 사용해 물을 꼼꼼히 정수한다는 장점이 있었다.

 

그러나 2016년 9월 저수형 정수기에서 이물질이 검출되는 사례가 방송을 통해 보도되면서 저수형 정수기의 위생 문제가 불거지며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다. 같은 해 코웨이의 얼음정수기에서도 니켈이 검출되는 사례가 발생해 저수형 정수기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이 높았다.

 

직수형 정수기는 이러한 저수형 정수기의 위생에 대한 불신을 잠재울 수 있는 하나의 대안으로 등장했다.

 

직수형 정수기는 직수관을 통해 물이 곧바로 나오기 때문에 저수형 정수기와 달리 물을 저장할 필요가 없다. 이에 직수형 정수기는 상대적으로 위생적이라는 인식이 소비자들에게 퍼지면서 최근 각광받고 있다.

 

위생문제로 직수형 정수기가 각광받는 만큼 각 업체들은 직수관, 필터 등 주요 부품에 대한 청결을 유지 할 수 있는 위생 관리에 사활을 걸고 있다.

 

◆SK매직, “플라스틱보단 스테인리스 관”, "위생 문제 해결했다"

 

직수형 정수기 시장 점유율 1위(자체 조사 기준)인 SK매직의 올인원 정수기는 ‘스테인리스 직수관’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SK매직에 따르면 올인원 정수기의 직수관에 사용되는 스테인리스는 일반적인 스틸이 아니라 인체에 삽입까지 가능하다는 안전성을 보장받은 의료 기구용 스틸과 같은 재질이다.

 

SK매직관계자는 “플라스틱 관은 화학물질로 만들었기 때문에 위생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며 “스테인리스 관의 단가가 비싸지만 위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스테인리스를 사용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SK매직은 지난 4월 '미세플라스틱 제거능력 평가 실험'을 통해 올인원 직수정수기가 미세플라스틱을 100% 제거했다고 밝혔다.

 

특히 SK매직은 냉수관보다 온수관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SK매직 관계자는 “플라스틱 직수관의 경우 온수를 사용할 때 변형이 생긴다”며 “온수관이 변형됐을 때 교체가 이뤄지지 않으면 위생문제와 누수현상이 발생한다”며, “SK매직 제품은 온수관 또한 스테인리스 재질로 만들었기 때문에 오래 사용해도 변형이 일어나지 않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LG전자, “교체보다 깨끗한 관리 없어”…매년 직수관 무상교체

 

LG전자의 직수 정수기는 "교체보다 깨끗한 관리는 없으니까"라는 광고 문구와 함께 매년 진행하는 자사의 직수관 무상 교체 서비스를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와 함께 LG전자는 3개월마다 한 번씩 전문 인력이 직접 가정을 방문해 정수기를 관리해주는 서비스도 제공한다. 전문 인력들은 현장에서 온수 직수관을 포함한 모든 직수관의 살균과 세척을 진행한다.

 

LG전자 관계자는 “자사 인력들에 대한 전문적인 교육을 철저히 하는데 힘쓰고 있다”며 “향후 이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편 LG전자는 냉수 직수관은 무상으로 교체해주지만 온수 직수관에 대한 교체는 지원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SK매직은 자사 광고 등을 통해 플라스틱 관에 대한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다.

 

이에 대해 LG전자 관계자는 “LG전자 정수기에 들어가는 직수관은 플라스틱 중에서도 내열 플라스틱, 즉 젖병, 모유팩과 같은 소재를 사용하고 있어 안전성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는 없다”고 일축했다.

 

이어 “정수기 온수의 최대 온도는 80도 정도인데, 이는 온수를 직수로 끌어 올릴 때 순간적으로 발생하는 온도"라며 "온수로 인해 직수관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는 없다”고 덧붙였다.

 

LG전자는 전문 인력들이 3개월마다 소비자의 집에 방문해 정수기 내부 살균서비스를 진행하는 '토탈케어 123' 서비스도 운영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전문 인력이 정수기를 열어 살균작업을 하는 과정에서 변형이 발견됐다면 소비자들도 이를 쉽게 알아볼 수 있다"며 "문제가 됐다면 지금까지 서비스를 이어올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코웨이, “저수형·직수형 장점만 모았다”…신규필터 통해 시장 진출

 

코웨이는 2012년 직수형 방식의 ‘한 뼘 정수기’를 출시한 바 있다. 사실상 직수형 정수기의 선두주자였던 셈이다.

 

정수기 시장 전체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직수형 정수기 시장에서 코웨이는 SK매직과 LG전자에 뒤처진 상황이다. 이에 코웨이는 지난 18일 ‘시루직수 정수기’를 출시하며 직수형 정수기 시장 확대에 나섰다.

 

코웨이 시루직수 정수기는 ‘CIROO 2.0 필터’를 강점으로 내세운다. CIROO 2.0 필터는 코웨이와 화학소재기업 도레이의 공동 개발을 거쳐 특허출원한 필터로 RO(역삼투압) 멤브레인 필터를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일반적으로 RO 멤브레인 필터는 시간당 정수 용량이 적어 수조가 필요하다. 코웨이 측에 따르면 시루직수 정수기의 CIROO 2.0 필터는 시간당 정수 용량을 늘리는 것을 가능케 해 직수형 정수기만큼의 물을 뽑아 낼 수 있다.

 

코웨이 관계자는 “시루직수 정수기는 저수형의 필터 성능과 직접 물을 끌어다 쓰는 직수형의 기능을 합친 것”이라고 설명했다.

 

SK매직과 LG전자의 직수관 재질 공방과 관련해 코웨이 관계자는 "직수형 정수기는 저수형 정수기보다 주기적인 관리가 중요하다"며 "코웨이는 직수관 자체의 위생도 중요시하지만 필터의 성능을 높이는 데도 더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SK매직은 자체 조사결과 직수형 정수기 시장에서 SK매직의 시장 점유율이 43%로 1위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LG전자 측은 “각 사별로 공개된 수치가 없어 확실한 점유율을 밝힐 수 없지만 1, 2위를 다투는 수준”이라는 입장이다. 코웨이 측은 “올해 직수형 정수기 제품 비율을 최대 30%까지 늘리며 시장 변화에 대응할 예정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