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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금융 중원 영업 10년...'선도' JB '맞불' BNK '전국' DGB

JB금융, 수도권 선제적 진출...광주은행 인수 후 영업 박차
BNK, 캐피탈 등 '비은행' 자회사 활용...DGB '시중은행' 전환

 

[FETV=권지현 기자] 3대 지방금융지주, 5대 지방은행 체제가 햇수로 10년째를 맞았다.

 

2014년 BNK금융지주가 경남은행, JB금융지주가 광주은행을 품에 안으면서다. 주요 영업 권역이 정해져 있는 지방금융은 성장 한계선을 돌파하기 위해 꾸준히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영업에 공을 들였다. 지난 10년간 지방금융 3곳의 수도권 판세는 어떻게 바뀌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가장 덩치가 작은 JB금융이 가장 공격적으로 수도권 지역에 발을 들이기 시작해 10년째 서울·경기권 영업을 이끌고 있다. 지주사 전환 후 우선적으로 수도권 영업 전략을 세운 것이 주효했다. 여기에 BNK금융이 맞불을 놓고 있다. 두 금융지주는 각각 광주은행, 경남은행 인수 후 수도권 지점 확장 속도에 탄력이 붙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JB금융이 지방금융 3곳 중 수도권(서울·인천·경기) 지역에 가장 많은 은행 지점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말 기준 광주은행 20개, 전북은행 11개 총 31개 은행 점포를 수도권에 두고 있다. 수도권에 30개 이상 지점을 둔 곳은 JB금융이 유일하다. BNK금융은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이 수도권에 각각 12개, 9개 지점을 운영, 총 21개 점포를 보유하고 있다. 지방은행만 1곳만 소유한 DGB금융은 대구은행이 수도권에 9개 점포를 갖고 있다. 

 

시계열을 앞당겨 BNK·JB금융이 경남·광주은행을 인수하기 직전인 2013년 말을 기준으로 해도 JB금융의 전북은행이 14개 수도권 지점을 보유해 1등이었다. 이어 부산은행(5곳), 대구은행(3곳) 순이었다. 하지만 '속도'를 잣대로 삼으면 순위가 달라진다. 대구은행은 지난 10년 새 수도권 지역 점포를 3배로 늘렸으며, 경남은행을 품에 안은 BNK금융은 수도권 은행 지점 수를 4배로 불렸다. 같은 기간 광주은행을 식구로 맞은 JB금융은 2배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JB금융이 가장 많은 수도권 지점을 둔 것은 총자산·당기순이익이 지방금융 중 가장 작다는 점을 역이용해 일찌감치 수도권 지역으로 눈을 돌린 덕분이었다. 광주은행 인수 전 JB금융은 BNK·DGB금융의 은행들이 상대적으로 지역 중소기업 영업에 더 집중하는 사이 전북은행을 앞세워 전세자금대출, 주택담보대출 등 장기 소매고객 기반을 확대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2016년 지방은행의 경기도 진출이 허용되자 전북은행은 2014년 한 식구가 된 광주은행과 함께 수도권 영업에 더 공격적으로 나섰다.  

 

실제 2013년 7월~2019년 3월 JB금융을 이끌었던 김한 회장은 2018년, "2020년까지 JB금융그룹 이익의 50%를 수도권에서 올릴 것"이라며 호남 기반을 넘어선 영업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현재 전북은행은 서울 8곳, 인천 1곳, 경기 2곳에 점포를 두고 있다. 광주은행 수도권 영업점은 서울 15곳, 인천 2곳, 경기 3곳이다. 각 지역에서 전북은행보다 많은 수의 거점을 보유했다. 

 

BNK금융은 JB금융보다 총자산이 100조원가량 많지만 JB금융 두 은행보다 수도권 영업 비중이 적다. 대신 비은행 계열사를 수도권에 배치하는 전략으로 JB금융에 맞서고 있다. 부산·경남은행 다음으로 그룹에서 순익 비중이 높은 BNK캐피탈·투자증권·저축은행이 수도권에 10개 이상 지점을 두고 있다. 수도권에 총 7개 영업점을 보유한 JB우리캐피탈보다 많다. 

DGB금융은 다른 두 지방금융 대비 수도권 내 은행 존재감이 크지 않다. 작년 말 기준 대구은행의 서울·인천·경기 지점은 9곳으로 JB금융의 3분의 1을 밑돈다. 은행 두 곳을 자회사로 둔 BNK금융, JB금융과 달리 대구은행 1개만 보유한 영향이다. DGB금융 역시 비은행 계열사를 수도권에 내세우고 있다. 그룹 순익 2등인 하이투자증권은 수도권에 8개 지점을 보유, 은행에 버금가는 점포 수를 갖췄다. 

 

대구은행만 가진 DGB금융이지만 연내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이 예고돼 있어 향후 BNK·JB금융을 넘어서는 수도권 영업 인프라를 갖출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금융위원회는 대구은행의 인적·물적 요건, 사업계획 등을 살펴보고 있는데, 신규 설립이 아닌 대구은행은 예비인가 과정 없이 바로 본인가만 거치면 된다. 대구은행이 최근 '증권계좌 임의 개설' 징계 이슈를 매듭지은 만큼 시중은행 전환 심사가 빨라질 것이란 관측이다. 본인가를 받을 경우 1992년 평화은행 이후 '32년 만에 탄생한 시중은행' 타이틀을 거머쥐게 된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시중은행 전환 후 기업고객을 대상으로 전국 점포망을 구축하고 찾아가는 금융을 실천할 계획"이라며 "대구에 본점을 둔 시중은행으로서 전국 각 지역별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금융을 공급하겠다"고 말했다.